[차대장의 곤충탐험대] 집에만 있자니 유리를 깨고, 나가자니 흙에서 뒹구는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차대장의 곤충탐험대] 집에만 있자니 유리를 깨고, 나가자니 흙에서 뒹구는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 차진호
  • 승인 2019.07.2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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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는 문제아가 없습니다

[어린이뉴스 = 차진호 육아칼럼니스트]

곤충체험에서 만나는 엄마들은 대부분 같은 고민을 합니다.

집에 있으면 눈을 뜨자마자 우당탕탕 난리, 집 밖으로 나가자니 갈 데가 없어 난리라는 것입니다. 한창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커가는 아이들의 왕성한 호기심을 해소시켜줘야 하는데 그 조차도 만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집 안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하자니 층간소음 문제도 있고, 움직였다 하면 깨거나 부수는 아이들, 목소리를 높여 그런 아이들의 행동을 멈춰보지만 그것도 잠시 뿐, 엄마들의 한숨을 늘어갑니다.

어른처럼 가만히 앉아서 책도 좀 보고, 누워서 쉬기도 하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바람을 절대로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런 분위기 안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호기심 넘치는 아이들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평가’됩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지극히 정상입니다.

짜증이 늘어 대화의 반이 울음이었던 아이들도 자연에 나오면 아주 의젓해집니다. 왕성한 호기심에 ‘사고’만 치던 아이들은 자연에서는 ‘아인슈타인’이 됩니다. 집에서는 통제가 안 되던 아이가 탐험대장의 말 한마디에 척척 움직입니다.

산에 들어가서 진드기나 꽃, 나무에 서식하는 병균에 옮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고민을 하며 기대 반, 걱정 반 심정으로 곤충체험을 신청했던 부모님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표정이 무척 편안해집니다. 생각보다 자연에 나오는 아이들이 집에서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힘입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행동에 제약을 받던 아이들, 하지만 자연에 나오면 그 공간의 한계가 무너집니다. 비단 옆으로 넓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위로는 하늘, 밑으로는 땅, 위아래의 한계도 사라집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얼마나 자신이 작은 존재인지, 그러면서도 자연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한계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바라보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납니다. 통제받는 삶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는 아주 색다른 경험입니다. 알게 모르게 자기를 통제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책임을 배웁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체험을 시작하면 ‘오늘 몇 마리 잡을 수 있어요?’라고 묻습니다. 무조건 많은 것, 큰 것이 좋다고 학습해온 아이들이니 어쩌면 아주 당연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곤충을 채집하다보면, 나무 틈에서 풀숲에서 만난 곤충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한 마리라도 애지중지, 감사한 마음으로 집에 데리고 갑니다. 채집하기도 힘들었지만, 집으로 데리고 가서 기를 때에 그것 또한 또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성충이 되면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함께 자랍니다. 그렇게 책임감의 크기도, 생각의 크기도 한 뼘 더 커집니다.

아이가 문제아처럼 느껴지시나요. 혼자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어 걱정스러우신가요. 오늘도 눈을 뜨지마자 뛰어 노는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계신가요. 이번 주말, 또 무엇을 하며 아이들과 지내야 하나 걱정이신가요. 그렇다면, 이번 주말에는 집 뒷산에 올라보세요. 곤충은 자연을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도구,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번 주말! 부모님 먼저, 곤충은 징그럽다, 더럽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 두시고, 스마트폰 대신 아이들이 마음껏 자연에서 뛰어놀며 즐길 수 있도록 친구를 만들어주세요. 문제가 많아 보이던 우리 아이가 다시 큰 가능성을 품은 아이로, 자연이 만들어 드립니다.

 

 

차진호
차진호

해오름곤충연구소 차진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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